
확증편향(確證偏向)과 편견(偏見)
우리 뇌(腦)는 오류를 깨닫는 것을 아주 질색한다. 확증편향이란 우리가 자기생각을 확증하는 정보만 집요하게 찾아가는 답답한 습관이다.
우리가 영 잘못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가 가득 쌓여 있어도 거기엔 눈길 하나 주지 않는다. 자기와 정치성향이 비슷한 매체를 통해서만 뉴스를 보려는 경향이 이와 관련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자기의 믿음에 부합하는 증거만 선택적으로 다른 증거는 외면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세상을 어떻게 머릿속에 모형화하려면 쓸모없는 정보는 버리고 적절한 정보만 모아야 한다. 그런데 어떤 정보가 영양가 있는 정보인지 판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선택 지지편향(choice- supportive bias)’ 이란 것이 있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는 어떤 행동을 일단 선택하고 나면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
심지어 사람들에게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면 오히려 잘못된 생각을 더 굳게 믿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는 혼자서도 이렇게 현명하고 사려 깊은 결정을 잘못하는데 남들과 함께 결정할 때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라 집단에서 혼자만 튀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그래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야 한다는 마음에 그나마 현명한 자기판단을 억누르고 남들을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집단사고(groupthink)’에 빠지게 되는 이유다. 집단의 우세한 의견에 눌려 다른 의견은 일축되거나 아예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인지편향(認知偏向)’ 현상이라는 말이 있는데 어떤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현상이 있고, 잘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엄청나게 과대평가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또 위험평가와 미래대비에 아주 소질이 없다. 물론 미래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인간사회의 아주 복잡한 시스템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건 더더욱 그렇다. 자기 마음에 드는 미래를 머릿속에 일단 그리고 나면 그에 반하는 정보는 무시하고 자기를 틀렸다고 하는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우리는 이렇게 ‘소망적사고(wishful thinking)’로 미래를 바라보지만 큰 이익을 얻을 기회가 눈에 어른거리면 분별력을 잃는 것이 보통이다. 유혹이 너무 강하면 손익분석을 제대로 못 한다는 것이다. 탐욕과 이기심은 흔한 실수를 낳기 마련이니 사람들이 모두 각자의 이익을 쫓다보면 다함께 망하는 현상이 오게된다. 이런 종류의 실패를 가리켜 ‘사회적 함정(社會的 陷穽)’ 또는 “공유지의 비극(共有地 悲劇)‘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사람들이 각자의 행동이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그렇게 행동하면 공멸(공멸)하게 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또하나 우리의 아주 흔한 실수는 편견(偏見)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세상을 ’우리‘와 ’남들‘로 가르고 남들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가 있으면 철석같이 믿는 습성이다. 우리의 인지편향(認知偏向)이란 것이다. 실제로 있지도 않은 패턴에 따라 세상을 이리저리 가르고 제일 처음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기준으로 즉각적 판단을 내리고, 원래 갖고 있던 생각에 부합하는 정보만 선별적으로 취하고, 집단에서 튀지 않으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별이유없이 우리가 잘났다고 확신하니 편견이 꽃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군중에 편승하려는 욕구 때문에 각종 유행과 열풍과 광풍에 까딱하면 휩쓸린다. 한 사회 전체가 이성을 내동댕이 치고 광란의 집착에 일시적으로 휘몰리는 것이다. -인간의 흑역사(톰 필립스 지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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