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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姓)은 쉽게 바꿔도 되는 것인가 ?
박정하 조회수:2106 110.11.213.86
2022-06-20 11:58:17

성(姓)은 쉽게 바꿔도 되는 것인가 ?

 

                                                         고령박씨대종회  박 정 하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서보면 2025부터 시행하기로 한 이 계획에서는 아버지 성을 우선 따르는 ‘부성 우선’ 원칙은 폐지가 추진된다고 한다. 이에 앞서 자녀가 반드시 아버지의 성을 따르게 한 ‘부성 강제’ 원칙은 이미 2008년에 폐지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성 우선 원칙을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부부가 아이를 낳은 뒤 출생신고를 할 때 누구의 성을 따르면 될지 협의해 결정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국의 지식인 중에서도 “부모가 자녀를 함께 낳았는데 한 성만 일방적으로 따르게 하는 것은 성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라고 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네덜란드 등 해외 일부 국가에서도 부모가 출생 전이나 출생신고 때 아이의 성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라고 말한다.

최근(2022.6월)어머니 성(姓)과 본(本)을 따르게 된 사람은 어머니 쪽 종중(宗中) 구성원이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03년 가족관계법개정을 추진할 때 총인구의 12.3%를 차지하는 60대 이상의 노인들의 의견은 도외시 했다고 한다.

당시 한국성씨총연합회의 가족관계법개정의 반대 이유를 살펴본다.

첫째로 호주제폐지라고 하는 가족관계법 개정은 가(家), 가족개념 자체를 없애자는 것으로 아버지의 성본(姓本)을 따르는 부계혈통을 기준으로 형성된 가개념(家槪念), 즉 부계혈통 계승제도를 버린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 민족에게 중대사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자녀의 성씨가 바뀌게 되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본다. 수백 년간 이어온 종족의 족보는 어떻게 유지될 것이며, 수많은 성씨문중의 구성원은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이며. 종중재산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등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가 대두된다.

성본과 종중, 족보, 선산 등 정통가족문화의 근본이 사라질 수 있고 윤리관이나 숭조사상도 희미해져서 인성황폐(人性荒廢)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깊이 있는 분석과 대안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부성승계원칙은 오랜 기간 우리 민족의 성씨제도에 기반하고 있다. 자녀의 성이 아버지만을 따른다고 해서 이것이 양성평등에 어긋난다. 라는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을 비롯한 서양의 많은 나라에서 여성이 결혼을 하면 남편의 성을 따른다. 그렇다면 이것을 양성평등에 부합된다고 할 수 있겠는가?

호주제가 없는 나라도 자녀는 물론 부인까지 남편 성을 쓰며 부계혈통을 유지한다.

둘째, 진정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부모의 이혼, 재혼에 따라 성(姓)이 이리저리 바뀌게 될 때 아이가 자라면서 겪게 될 자기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셌째, 개인의 의사에 따라 부계선대(父系先代)나 모계선대(母系先代)를 마음대로 계승하거나 계승하지 않게 된다면 친가가계에 속할 자녀들이 외가가계에도 속하게 되어 종래의 가족공동체는 머지않아 붕괴되고 말 것이다.

부부관계가 중시된 서구사회에서는 부모와 자식은 각자의 독자성과 비연속성을 지니지만, 친자관계가 중시된 동아시아의 사회에서는 개인이나 부부관계보다는 대대로 이어지는 가족공동체의 존속이 강조된다.

가족은 천륜과 인륜을 구현하는 운명공동체로 본다. 가족제도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이 동서양에서 차이가 있음에도 근대를 주도해온 서구의 사상과 제도를 수입하고 계몽하고 확산시키는 노력만을 해 온 것이 우리의 국가사회였다.

1000년 이상 갈고 닦아온 전통적 정신문화유산의 계승은 일거에 탁상공론이 되었고 빨리 서구의 제도와 문물을 따라잡는 것에만 충실해 왔다고 하겠다.

가족은 우리의 삶과 사유를 가장 원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인간이 태어나서 10여 년간 사회화되어가는 과정에서 가족과 가정은 인간 정체성 형성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고, 그 이후에도 성인이 될 때까지 개인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곳이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가족을 가장 중요한 삶의 장으로 삼았고 가족에서 우러나오는 인륜을 사회도덕의 근본으로 상정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한국의 가족과 가족주의가 빠르게 정통성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핵가족이 분화되어 1인 가구가 빠르게 확대되고 전통의 가족제도와 정체성은 무너져 가고 있다.

국가의 기초라고 하는 가정을 온전하게 보존하지 못하고서 사회 안정과 국가라는 공동체의 번영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날 우리 조상으로부터 온축(蘊蓄)되어온 선지(先志)의 착실한 계승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가족제도의 변화과정에서도 우리가 찾아야 할 방향이 아니겠는가. 덕량(德量)과 사람됨의 그릇, 그리고 절조(節操)가 호연하고 강건한 사대부를 길러낸 것도 당당한 가도(家道)가 바탕이었다. 자손들이 이를 승습(承襲) 하는 가풍이야 말로 현재의 우리도 이어받아야 할 가치라고 본다. 이러한 양질의 가치는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계승 발전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족제도나 가정의 정통성 보존은 이 시대의 우리에게 주어진 준엄한 명제라고 생각하게 된다.

성을 바꾼다고 하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무모한 발상이 어디에서 나왔으며 그로 인해 생기는 이해득실 따위는 나열하지 않아도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답이 나온다. 꼭 성을 바꿔야 하는 사정이 있을 때에만 바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의 건전한 생각이 모여 응축된 것이 제도이고 법이라면 미래의 후손들에게 미칠 영향까지도 염두에 두고 사려 깊은 정책수립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본다. 성을 바꾸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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